아직 완벽한 종강이 아니긴 하지만, + 곧 계절 개강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래도 돌아왔다! 내가!
이번 Part 3는 카카오 TV에서 현재 방영중인 웹드라마 며느라기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한다.
며느라기는 웹툰 원작이다. 고등학생? 중학생 때 이후로 웹툰은 잘 보지 않는 편이라 그냥 아 이런 웹툰이 있구나 정도로만 넘어갔었다. 그리고 몇 달 전에 웹툰을 기반으로 웹드라마가 제작 된다 하길래 이건 꼭 보고 후기를 써야지 싶어서 아껴놓고 있었다.
첫 화를 보고 난 내 마음은 씁쓸함 그 자체였다. 어렸을 때는 어렴풋이 보였던 엄마의 고된 시집살이가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싶었다. 어느 집이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며느리'라는 존재에 대한 인식은 시집 집안일 도와주는 일꾼의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착한 며느리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나는, 내 스스로 반드시 보호해내리라 다짐했다.
가장 가슴이 답답했던 부분은 제사였다.
우리집은 별 제사를 다 지냈다. 맏며느리이자 하나밖에 없는 며느리라는 이유로 엄마는 그 많은 명절음식, 제사음식을 모두 감당해야 했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아빠가 아침 일찍 일어나서 피곤하다고 졸고 있으니 할머니께서 너 많이 피곤하면 들어가서 자라고 들여보내놓고 엄마한테는 시댁 어른들 왔으니 다과상 차리라고 한거. 절 하는 것도 남자 먼저, 엄마랑 할머니는 인사 드리는 거 아니라고 빠져있고. 나는 점점 커가면서 생각했다. 이 제사, 이 명절은 누구를 위한 제사이고, 누구를 위한 명절인가?
나는 웹드라마를 모두 보고 엄마한테 얘기했다.
"엄마 많이 힘들었지?"
엄마가 말했다.
"어떻게 하겠니 원래 며느리가 하는 일들이 다 그런것을."
원래? 원래라고?
나는 생각했다. 왜 집안일과 명절, 제사 노동은 며느리가 떠안는게 당연하게 되었는가.
"엄마 있잖아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어? 그쪽집안 일이 그렇게 중요하면 그쪽에서 알아서 잘 해보세요. 내가 내집도 아니고 남의집안 제사 챙기는게 왜 당연한 일로 여겨지는건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말이야."
"네가 나중에 커서 결혼해봐. 니 입에서 그런말이 나오는게 쉬운지. 아 그리고 요새 젊은애들은 시댁 일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긴 하나보더라. 결혼이란게 어차피 두 집안의 결합인데 좀 하면 어때서."
엄마의 마지막 대답을 끝으로 나는 더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세대차이, 그리고 너무 오랜 기간 세뇌 되어버린 '며느리라면 당연히' 병. 나는 참 마음이 아팠다.
질문 대신, 나는 이런 말을 했다.
"엄마 많이 미안해."
엄마의 힘들고 고단했던 마음을 알아봐 주지 못한 미안함, 그리고 이 집 며느리가 받는 대우에 대한 화남. 많은 감정들이 뒤섞인 말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엄마의 뒷모습이 너무 많이 겹쳐보였던 웹드라마 며느라기. 볼 때 마다 마음이 불편하고 답답해지지만 나는 꾸준히 보고 공감할 것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취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취향: 3. 내가 빠져버린 웹드라마의 세계 Part 2 (0) | 2020.10.10 |
---|---|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취향: 2. 내가 빠져버린 웹드라마의 세계 Part 1 (0) | 2020.10.04 |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취향: 1. 나의 노트, 나의 필기 (0) | 2020.10.01 |